삼동초등학교 로고이미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네이버밴드 공유하기 프린트하기
엄마가 상익이에게
작성자 이영미 등록일 16.12.26 조회수 714


 

 

   

시골살이나이12살 엄마가 세상살이나이12살 상익에게

 

상익아!

상익이가 태어나던 때부터 정기구독 하여 지금까지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나이도 12, 상익이도 12, 그리고 시골살이 나이로 치면 엄마도 12살이네요.

우리 삶에서 ‘12’라는 숫자는 참 의미가 크대요. 눈 떠서 생활하다가 자는 하루가 12시간으로 2번 나뉘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걸리는 일 년이 12달이요,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몸을 이루는 주요부분을 12경락으로 나누고, 동양에서는 땅을 지키는 신을 12지신으로 일컫기도 하지요.

상익이는 12살에 아주 엄청난 경험을 겪었지요. 태풍 차바로 집에 산의 흙과 물들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걸 목격했었지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불과 몇 달 전의 기억들이 생생하게 생각나서 지금도 코끝이 찡하게 눈물이 나려고도 하네요. 쏟아지는 폭우로 계곡물이 집으로 들어오는 걸 막기 위해서 양동이로 물을 퍼내었고, 흙이 다 쓸려내려가고 폭포로 변한 밭에서 상익이는 집 쪽에 피해가 덜 오도록 물길을 만들며 돌을 쌓고 있었지요. 물이 빠지고 진흙으로 덮힌 집안 곳곳과 계곡이 되어버린 밭은 친척들과 이웃과 전국곳곳의 좋은 분들이 도움으로 다시 정겨운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또한 삼동초등학교가 태풍피해를 엄청나게 입는 바람에 다른 학교에서 생활하게 되었지요.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먼 곳의 다른 학교로 다니는 게 힘들고 불편하겠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이 초등학교를 살리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시는 모습을 지켜보며 맘 편히 다니고 뛰놀았던 다녔던 시골 작은학교의 소중함을 더 깨달았으리라 생각해요.

 

상익아!

겨울에 날씨가 추워서 힘들 때가 많지요?

그래도 씩씩하게 잘 생활해 줘서 참 고마워요.

손발이 꽁꽁 어는 듯한 매서운 추운 겨울 아침에 야구글러브와 야구공을 사기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해서 텃밭의 돌들을 줍고, 낙엽을 줍고, 땔감을 모으는 상익이에게 물었지요.

상익이는 돌을 줍는 동안 무슨 생각을 했어요?”, “야구글러브와 야구공만 생각했어요!!!”

날이 추워지는 계절에는 학교 다녀와서 매일 구들방에 불을 때는 집안일을 해서 용돈을 벌기도 하지요. 그렇게 번 용돈으로 갖고 싶은 물건도 사고, 성당에 헌금도 내지요. 그리고 기특하게도 그렇게 모은 돈으로 힘들게 생활하는 다른 나라 어린이를 돕는 후원금을 매달 보내기도 하지요. 마음이 예쁜 상익이를 사랑해요!

 

상익아!

고기, 생선, 달걀, 우유, 꿀 등 일체의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고 순수 채식을 하는 게 사람과 지구를 더불어 살리는 길이라는 엄마의 생각에 공감해 주고, 집 밖에서도 가능하면 채식을 하려고 노력해주어서 정말 정말 고마워요.

 

상익아!

아이들의 교육을 고민하시는 교육운동가 편해문 선생님의 강연에서 종종 생각나는 부분이 있어요. 전래동화 <헨젤과 그레텔>에 나오는 새어머니는 사실 마음씨 나쁜 사람이 아니고 아이들의 성장을 도와준 어머니일 수도 있다고.. 너무나 가난해서 빵 한 조각 먹기 힘든 집을 떠나서 온갖 어려움을 겪는 모험을 하면서 마녀를 물리치고 금은보화를 가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 헨젤과 그레텔! 가난한 집에 그냥 가만히 있었으면 먹을거리 걱정만 하시는 부모님의 눈치만 보다가 버려졌을 아이들이 집을 떠나서 모험을 하며 엄청나게 성장하고 성숙하여 집으로 돌아와서 오히려 부모님을 살려준 거지요. 엄마가 상익에게 그냥 용돈을 주기보다는 집안일이라도 해서 용돈을 벌게 하고, 무거운 가방 짊어져 멀리 낯선 곳으로 보따리학교를 보내는 것은 상익이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상익이가 스스로 자랄 수 있는 힘을 키워주기 위해서라는 것을 상익이도 자라면서 조금씩 이해하리라 믿어요.

 

상익아!

엄마는 상익이가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생활하며, 어려운 동물들과 사람들을 돕고, 자연을 아름답게 가꾸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기도하면서 도울께요. 사랑해요.

 

 

...상익이를 정말 사랑하는 엄마가

 

 

 

 

 

이전글 독후감 (1)
다음글 삼동초안녕